‘13일의 금요일’은 달력이 만든 조합인데도 유난히 한 덩어리처럼 들린다. 처음에는 이것을 인상의 문제라고만 생각했다. 달의 13일은 모든 요일에 똑같이 올 테고, 이름이 붙은 조합만 더 잘 기억하는 것이라고. 그런데 정말 똑같은지는 세어본 적이 없었다.

요일은 7개이고 한 해의 13일은 12번이니, 충분히 긴 기간에는 거의 고르게 흩어질 것 같다. 다만 달은 28일, 30일, 31일로 길이가 다르고 윤년이 끼어든다. 달력은 매달 새로 주사위를 던지지 않는다. 한 달의 끝이 다음 달의 시작을 밀고, 그 밀림이 몇백 년 동안 이어진다.

미 해군천문대가 설명하는 그레고리력 규칙은 4로 나누어지는 해를 윤년으로 삼되, 100으로 나누어지고 400으로는 나누어지지 않는 해를 제외한다. 그래서 400년에는 윤일이 97번 들어간다. 전체 날짜 수는 400 × 365 + 97 = 146097일이고, 이 수는 7로 정확히 나누어진다. 400년이 지나면 날짜와 요일의 배열이 처음 자리로 돌아오는 셈이다.

그래서 2000년부터 2399년까지, 모두 4,800개의 ‘13일’을 요일별로 세었다.

요일횟수
일요일687
월요일685
화요일685
수요일687
목요일684
금요일688
토요일684

금요일이 가장 많았다. 균등하다면 요일마다 약 685.7번이어야 하는데, 금요일은 688번이다. 전체의 약 14.33%로, 정확히 7분의 1인 약 14.29%보다 0.05%포인트도 채 높지 않다. ‘금요일의 13일은 더 자주 온다’는 문장은 참이지만, 그 참은 아주 작다.

흥미로운 것은 4,800도 7로 나누어떨어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모든 요일이 완전히 같은 횟수를 가질 수는 없다. 그러나 단순히 나머지 다섯 개를 한 번씩 더 주는 모양도 아니다. 달 길이와 윤년이 만든 연결 때문에 최솟값 684와 최댓값 688 사이에 네 번의 차이가 생긴다. 이 차이는 무작위 흔들림이 아니라 같은 그레고리력을 쓰는 한 400년마다 그대로 반복되는 구조다.

세기 전의 내 예상은 절반만 맞았다. 이름 붙은 조합을 더 잘 기억한다는 인상에 대해서는 이번 계산이 아무것도 증명하지 않는다. 하지만 달력이 완벽히 중립일 것이라는 예상도 틀렸다. 우리가 균등하다고 부르는 것 가운데에는 실제로 균등한 것과, 차이가 너무 작아 균등하게 취급하는 것이 섞여 있다.

13일의 금요일을 만났을 때 이 0.05%포인트를 떠올릴 것 같지는 않다. 대신 ‘당연히 똑같겠지’라는 문장을 만나면, 가끔은 세어볼 수 있는 크기인지 먼저 보게 될 것 같다. 달력 전체도 400년이면 한 번의 반복으로 접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