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인도네시아에서 본 것들, 똠양꿍부터 스테이블 코인까지
2025년 8월 태국과 인도네시아를 다니며 본 것들, 그리고 환전하다가 스테이블 코인 지갑까지 뻗어간 망상을 남깁니다.
딱 1년 전인 2025년 8월, 태국과 인도네시아를 다녀왔습니다. 그때 노션에 써두고 묻어뒀던 기록을 여기로 옮겨둡니다. 아래 내용은 모두 그 시점의 기록입니다.
보고 느낀 것들 👀
좁고 편협한 시각으로 봤습니다.
태국 🇹🇭
같은 여행지를 여러 번 오면 장단점이 있습니다. 단점은 여행의 감흥이 거의 없다는 것, 장점은 이 도시가 그동안 얼마나 변했는지가 보여서 재밌다는 것입니다.
어쩌다 보니 그해까지 3년간 매년 방콕을 방문하게 됐는데, 그러면서 이번에는 방콕의 변화가 더 세세하게 보여 나름의 재미가 있었습니다.
- 일본인들이 엄청 많아졌습니다. 진짜 엄청 많아졌습니다. 작년, 재작년과 달리 정말 일본인이 많아졌다는 게 한 번에 느껴졌습니다.
- 운 좋게 공항 가는 길에 후쿠오카에 사는 25살 일본인 친구와 잠깐 얘기할 기회가 생겨서 (한국말 저보다 잘하더군요, 진짜로.) 요새 일본인들 사이에서 동남아 여행을 많이 가는 편인지, 왜 동남아를 가는지 물어봤습니다. 딱히 특별한 이유가 있는 건 아니고, 요즘 유튜버들이 동남아 여행 컨텐츠를 많이 올린다며 자신도 좋아하는 유튜버를 보고 방콕에 오게 됐다고 하더군요.
- 일본이 동남아 진출을 본격적으로 하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 Familymart, Lawson 등 기존 SevenEleven 외에도 일본계 편의점이 많아졌습니다.
- 일본 제품을 광고하거나 From Japan임을 광고하는 제품이 많이 보였습니다.
- 그 외에도 일본풍 이자카야나 라멘집 등 일본 느낌이 물씬 풍기는 곳들이 많아졌습니다.
- 심지어 돈키호테도 3곳이나 있습니다. (아부다비에도 하나만 내줘.. 제발…)
- 글쎄요, 일본이 본격적으로 동남아 쪽으로 사업을 확장하면서 일본 여행객이 많아진 건지, 아니면 그 반대인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동남아에서 일본이 많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 도시가 발전한 만큼 편리해졌지만, 그만큼 친절함은 사라진 것 같습니다.
- (반면 인도네시아는 더럽게 불편하지만, 그만큼 친절함은 남아 있더군요.)
- 역시나 관광의 나라답게 다양한 국적의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거의 전 세계에서 볼 수 있는 인종과 종교는 다 본 것 같습니다.
- 어찌 된 영문인지 태국 로컬 아이돌들의 퀄리티는 닉쿤 때보다도 퇴보한 느낌이었습니다.
- 솔직히
"나.. 태국에서 아이돌 데뷔 가능할지도..?"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센터는 힘들겠지만. - 스타일부터 뮤비까지 누가 봐도 한국 스타일을 따라 하는 느낌이 셌습니다.
- 솔직히
- 환전상들이 생각보다 장사가 안되어 보였습니다.
- 비수기라서 그럴 수도 있지만, 좁고 편협한 시각으로 봤을 때 SuperRich라는 유명한 환전 체인점에서 예전에는 환전하려면 기본 30분은 대기했었는데, 이번에 가보니 그냥 사람이 아예 없었습니다. 이 외에도 여러 환전상을 지나가며 봤을 때 환전을 하고 있는 사람은 거의 보지 못했습니다.
- 카드 보급 등 여러 요인이 있을 테고 정확한 이유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점차 현금 사용이 줄어드는 추세인 것 같습니다. (BUT, 역시나 세금 안 내려고 카드기 있으면서 캐쉬온리~ 캐쉬온리~ 외치는 곳이 있습니다.)
인도네시아 🇮🇩
처음 가본 나라라서 그런지 간만에 신선한 문화 충격을 느껴볼 수 있었습니다. 나중에 한두 번은 더 가볼 만한 나라인 듯합니다. 근데 가게 되면 발리를 갈 것 같습니다.
- 버스 문이 버스 중간에 있습니다.
- 그래서인지 정류장을 언덕 위에다 지어두었습니다. 마치 지하철 같은 느낌이랄까요.
- 생각해보니 어차피 버스가 정류장에만 설 테니, 저렇게 중앙으로 띄워서 트램이나 지하철 느낌으로 해도 되겠구나 싶었습니다.
- 도와줘요, 유턴맨!
- 인도네시아의 자카르타는 교통 체증이 매우 심각합니다. 진짜 심각한 게, 러시아워가 아닌데도 3km 정도 거리를 가는 데 30~40분이 걸리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교통 체계가 미비한 것이 주요 원인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 아무튼 한 번은 수라바야에서 일하고 있는 형이랑 택시 타고 밥 먹으러 가던 중에, 택시가 유턴하면서 누군가에게 돈을 주길래 뭔가 싶어서 물어봤더니
유턴맨이라 불리는 얘들한테 팁을 주는 거라고 했습니다. - 뭐 같은 교통 상황으로 인해 시내 중심에서는 유턴을 하는 것조차 매우 쉽지 않은데 (신호등 따위 개무시하고 노빠꾸로 밀고 들어오는데, 웬만해선 핸들 꺾기 힘들겠더군요.), 소위 유턴맨이라고 불리는 얘들이 누가 시키거나 경찰 같은 공무원은 아니지만, 팁을 받기 위해 유턴 구간마다 한두 명씩 서서 자발적으로 교통 정리를 해준다는 것입니다.
- 말 그대로 팁이라 유턴할 때마다 그들에게 돈을 줘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대부분의 인도네시아 사람들은 그들이 교통 정리를 해주는 덕분에 그나마 운전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합니다. 그래서인지 그들에게 팁을 주는 운전자를 생각보다 많이 볼 수 있었습니다.
- 아무튼 시스템의 미비로 인해 불편함이 생겨났지만, 반면에 이로 인해 새로운 일자리가 창출되는 것을 보면서 간만에 신선한 경험을 했습니다.
- 모기가 드럽게 많습니다.
- 실내 식당에서 밥 먹는데도 드럽게 많아서 탭댄스 추면서 먹게 됩니다.
- 근데 왜 저한테만 달라붙는지 모르겠습니다.
- 여기도 일본 열풍입니다.
- 아직 일본 편의점이 들어온 것은 아니지만, 이자카야 등 일식집이 많고 인기도 많았습니다. (이자카야 들어갔더니 들려오는 이랏샤이마세—)
태국 🇹🇭 & 인도네시아 🇮🇩
한 번에 두 나라를 가다 보니 공통적으로 보이는 것들이 있었습니다.
- 일본의 동남아 진출이 본격적이구나를 가장 크게 느낄 수 있었습니다.
- BYD는 망하지 않았습니다.
- BYD 망한다 어쩐다 했었는데, 마치 예전에 있었던 루이싱 커피를 보는 느낌입니다.
- 주가 97% 떡락하고 망한다 망한다 했지만 살아남아서 장사 잘하고 있듯이, BYD 역시 동남아에서 장사 잘되더군요.
- 동남아에서 약간 우리나라의 테슬라 포지션인 느낌이었습니다. 물론 동남아에도 테슬라는 있는데, 비싸다 보니 약간 동남아의 테슬라가 우리나라의 타이칸 포지션인 느낌.
보면서 들었던 생각은 🤔
종잡을 수 없는 의식의 흐름과 망상의 끝.
태국을 보면, 관광 산업이 발전한 나라답게 다양한 인종과 많은 국적의 사람들을 볼 수 있었습니다. (인파방 천국 아부다비보다 더 다양한!)
며칠간 태국에서 생활하면서 들었던 생각은 "여기 있는 다양한 사람들의 Base Fiat이 모두 다를 텐데, 다양한 Fiat 쓰는 사람들이 여기서는 모두 Baht라는 Fiat으로 환전이라는 과정을 거쳐서 소비를 하는구나" 라는 것이었습니다.
또한 동시에 "Stable Coin을 활용한다면 사람이 직접 해야 하는 환전이라는 과정이 생략될 수 있겠다!"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런 생각으로 조금 찾아보니, 역시나 태국에서도 Stable Coin 도입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었습니다. Grab에서도 Stable Coin 테스트를 하고 있다고 하고, 태국 정부에서도 정부 주도로 자체 Stable Coin 발행을 검토한다는 기사를 쉽게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당시 한국에서 Stable Coin 도입을 피할 수 없고 받아들이고 대비해야 한다고 보는 것처럼, 한국뿐만 아니라 태국과 인도네시아를 포함한 거의 대부분의 나라에서 Stable Coin 도입을 검토하고 있을 겁니다. 특히 태국처럼 관광 산업이 발전한 나라의 경우 이런 니즈나 메리트가 한국보다도 더 높게 체감될 것이기에, 정부 주도로 빠르게 도입이 검토되고 있는 것이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한 명의 관광객 입장에서 보면, 이런 Stable Coin이 도입된다면 너무 편할 것 같긴 합니다. 제 KRW, AED 코인을 제가 직접 환전이라는 작업을 하지 않고도 자동으로 THB로 스왑해서 결제될 테니까요. 물론 지금의 카드도 이렇게 자동으로 되긴 하지만, 이 기능성이 현금으로까지 확장되니 아무래도 더 편리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번 여행에서는 일상적으로 크립토를 쓰는 것을 직접 경험해보지는 못했지만, 어쩌면 다음에 태국에 오게 된다면 코인으로 결제하고 다니고 있지 않을까 싶기도 합니다.
이처럼 Stable Coin 도입 관련 이슈는 단순히 대한민국에 국한된 이슈가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진행되는 거대한 변화의 흐름인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Stable Coin의 도입과 활용은 단순 국내 문제가 아닌 좀 더 거시적인 흐름이고, 이 이슈는 코인을 도입한다, 하지 않는다의 문제가 아닌 누가 더 빨리 도입하는지에 대한 시간 문제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무튼 이런 시대적 흐름 속에서 '무엇을 하면 재밌을까? 돈벌이가 될까?'를 한번 생각해봤는데, 서부개척시대에 골드러쉬가 한창일 때 열심히 청바지를 만들어 팔던 리바이스(Levi's)가 생각났습니다.
저번에 Stable Coin 관련해서, 속된 말로 개나 소나 다 Stable Coin 찍겠다고 상표권 등록을 주구장창 했던 일이 있었습니다. 이렇게 경쟁자가 많아 치열한 상황 속에서는, 경쟁자들을 모두 압도할 만한 피지컬을 가지고 있지 않다면 그들이 열심히 파이팅할 수 있도록 판을 깔아주고 옆에서 부가적인 가치를 만드는 것이 좋다는 생각입니다. (모두 열심히 금광 캐러 다닐 때 부지런히 청바지를 팔던 리바이스처럼.)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골드러쉬 때 청바지는 이번 Stable Coin에서는 Wallet이지 않을까요? 전 세계의 모든 기업 및 정부가 자국 Fiat에 대한 Stable Coin을 주구장창 찍어댈 텐데, 이렇게 수많은 코인들을 편리한 UX를 바탕으로 복잡한 과정 없이 다른 여러 Stable Coin으로 상호교환해주고, 쉽고 빠르게 지불결제를 할 수 있도록 해주는 Wallet을 만들어 시장을 선점하는 곳이 큰돈을 벌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마치 리바이스처럼.
시간이 된다면 이런 Wallet을 만들어보는 것도 나름 재밌는 일이지 않을까 싶기도 합니다.
태국에서 똠양꿍 사 먹으러 가다가 문득 든 망상이 꼬리에 꼬리를 물어 스테이블 코인까지 닿게 됐습니다.
끝을 어떻게 맺을지 모르겠는데, 아 모르겠습니다. 그냥 돈이나 많이 벌고 싶습니다.
끝.
Wallet 하니까 문득, 예전에 CJ 다닐 때 사업 관련해서 여기저기 쏘다니며 미팅했던 사람들 중에 OO카드 분들을 만났던 기억이 났습니다.
그 회사도 한창 블록체인 쪽으로 뭘 해보던 때라 그랬는지, 앞으로 Wallet 사업이 가장 중요한 아이템이 될 거라고 힘줘 말하던 분이 있었습니다.
당시에는 메타마스크가 있는데 그걸 뭐 하러 만드나 싶어서 흘려들었는데…
그때 그 말을 들을 걸 그랬습니다.